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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잠수사의 눈으로 본 ‘참사의 바다’···연극 같은 영화 ‘바다호랑이’

0 9시간 32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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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부터 연극을 시작할 겁니다.”
지난달 25일 개봉한 영화 <바다호랑이>는 이러한 선언으로 시작한다. 2014년 세월호가 가라앉은 바다에 뛰어들어 참사 희생자들을 가족의 품으로 데려온 민간 잠수사들이 주인공이다. 하지만 영화에는 현실의 바다가 등장하지 않는다.
배의 갑판과 바닷속 선실 내부를 연상케 하는 소품이 놓여 있지만, 어디까지나 ‘연극 연습실’에 설치된 임시 조형물에 불과해 보인다. 그러나 어느 순간 관객들은 믿게 된다. 잠수사 나경수(이지훈)가 헤엄치듯 움직이는 공간을 꽉 메우는 푸른 조명이 곧 바다라는 것을.
위험물을 피하며 침착하게 움직이던 그가 망연히 멈춰 섰을 때에도 직감하게 된다. 그가 고인이 된 희생자를 발견했다는 것을 말이다. 그 순간 카메라는 나경수를 연기한 배우 이지훈의 얼굴만을 가득 담는다. 찰나의 반가움이 깊은 슬픔으로 변하고 그의 눈에는 천천히 눈물이 맺힌다. 나경수가 보았을 ‘장면’을 구태여 보여주지 않으면서도 영화는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 수심 45m 아래의 검고 슬픈 바다로 관객을 데려간다.
<바다호랑이>는 세월호 참사 현장으로 자발적으로 달려갔지만 이후 모함을 받는 등 고초를 겪은 민간 잠수사들의 이야기다. 이들은 수습 작업 이후 잠수병으로 신장 등이 망가지거나 정신적 고통을 겪는다.
김탁환 작가의 르포르타주 <거짓말이다>를 원작으로 한다.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 수색·수습 작업에 참여한 고 김관홍 민간 잠수사의 증언을 토대로 쓴 소설이다. 주인공 나경수의 모티브가 된 김 잠수사는 잠수병 등 후유증에 시달리다가 2016년 6월 별세했다.
영화가 개봉하기까지는 9년이 걸렸다. 2016년 100억 원대의 상업영화로 기획됐으나, 세월호 참사를 다루는 영화가 투자를 받기란 쉽지 않았다. 2020년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상황은 더 어려워졌다. 실사 수중 촬영을 포기한 이유다.
<말아톤>(2005), <대립군>(2017)을 연출한 정윤철 감독은 60평쯤의 공연 연습실 무대에 세트를 여러 개로 분리해 연극과도 같이 촬영을 진행했다. 배우의 연기, 조명, 음향 효과로 현실감을 더했다. 봉준호 감독은 실험적인 연출에 대해 “텅 빈 공간을 꽉 채운 카메라가 마침내 그의 영혼을 담아낸다”고 평했다.
덜어냈기에 더 좋은 영화가 됐다는 자평도 나온다. 제작사 굿프로덕션 윤순환 대표는 지난달 16일 기자간담회에서 “바닷속 장면을 현실적으로 묘사한다면 재난을 선정적으로 이용하는 게 아닐까 하는 고민이 있었다”며 “돈이 없었기에 오히려 재난 포르노가 되지 않을 수 있었다. 결핍 속 축복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영화의 또 다른 축은 국가가 수색 작업 중 사망한 잠수사에 대한 책임을 민간 잠수사 류창대(손성호)에게 떠넘기려 하는 법정 장면에 있다. 나경수는 실컷 이용해 놓고 잠수사들을 죄인 취급하는 국가에 환멸을 느끼며 재판 증인으로 나선다.
이는 민간잠수사 중 최연장자였던 공우영씨에게 벌어졌던 일을 각색한 것이다. 당시 검찰은 해경이 아닌, 공식적인 현장 책임자가 아니었던 공씨를 2014년 8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1·2심 모두 무죄 판결이 나왔지만,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된 것은 2017년 1월의 일이다.
정 감독은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운데엔 이러한 민간잠수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는 “자기 일을 제치고 참사 현장에 간 선한 사람들이 겪는 트라우마엔 다들 관심이 없었다”며 “‘바다호랑이’는 그걸 다룬 최초의 극영화”라고 했다. 개봉 1주일째인 2일, <바다호랑이>는 네이버 영화 네티즌 평점 9.21점으로 높은 점수를 기록하고 있다.
네덜란드 출신의 ‘스위치 피처’가 미국 마이너리그 올스타전 마운드에 오른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은 1일 시애틀 유망주 투수 유랑엘로 세인티어(22·사진)가 오는 13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리는 마이너리그 퓨처스 올스타전 출전 명단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네덜란드령 퀴라소 태생인 세인티어는 지난해 메이저리그(MLB)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5순위로 시애틀의 지명을 받았다. 당시부터 그는 극히 전례가 드문 양손 투수로 주목받았다. 오른팔로 시속 159㎞, 왼팔로 153㎞를 던지는 괴물 투수로 화제가 됐다. 세인티어는 왼손잡이로 태어났지만 야구선수였던 아버지처럼 되고 싶어 오른팔을 단련했다. 아버지의 현역 시절 포지션인 포수가 되고 싶었지만 ‘왼손잡이 포수’는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드래프트 지명 당시 세인티어는 “오른팔로 던지는 것도 금방 자연스러워졌다”고 했다.
구속에서 나타나듯 이제는 오른팔이 더 강력하다. 마이너리그 기록도 오른팔로 던졌을 때가 훨씬 더 좋다. 올 시즌 하이 싱글A에서 선발 12경기 포함 15차례 등판한 세인티어는 오른팔로 던졌을 때 피안타율이 0.165, 왼팔로는 0.360일 만큼 편차가 컸다. 전문가들은 “세인티어가 더 나은 투수로 성장하려면 오른팔로만 던지는 편이 낫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인티어는 양손 투수로 빅리그 마운드에 오르고 싶다는 의지를 꾸준히 드러내왔다. 시애틀 구단 역시 양팔 모두 시속 150㎞ 이상 강속구를 던지는 재능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
양손 투수는 MLB 역사를 통틀어도 사례를 찾기 어렵다. 21세기 들어서는 2020년 은퇴한 팻 밴디트 딱 1명뿐이다. 밴디트는 MLB에서 그리 구위가 강한 투수가 아니었다. 양손으로 던진 것도 빅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한 일종의 ‘틈새 전략’이었다. 반대로 세인티어가 오른팔로만 던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은 굳이 양손으로 던지지 않더라도 충분히 타자들을 이겨낼 수 있는 구위를 갖췄기 때문이다.
“이번 대출 규제는 맛보기 불과”부동산 고강도 후속 대책 예고영수회담엔 “자주 보자는 생각”
이재명 대통령은 3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며 검찰개혁 의지를 재확인했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선 “이번 대출 규제는 맛보기 정도에 불과하다”며 고강도 후속 대책을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향후 국정운영 기조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선 검찰개혁과 관련해 “사법개혁은 중요한 현실적 과제”라며 “동일한 주체가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가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때만 해도 반론 여론이 꽤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많지 않은 것 같다”며 “일종의 자업자득”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여당에서 검찰개혁 완료 시점으로 추석(10월6일) 전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제도 자체를 그때까지 얼개를 만드는 것은 가능할 것 같다”며 “국회가 결단하기 나름”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정부가 고강도 대출 규제 정책을 내놓은 부동산 문제에 대해선 “수요 억제책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기적 수요가 부동산 시장을 매우 교란하고 있어 전체 흐름을 바꿀까 한다”면서 “이제 부동산보다는 (투자를) 금융시장으로 옮기는 게 훨씬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첫 기자회견이 취임 한 달 만에 열리면서 국정운영 평가보다는 공약 이행과 국정운영 기조 등 향후 계획에 문답이 집중됐다. 이 대통령은 특히 검찰개혁과 부동산 정책 등에서 전임 정부와 상반된 접근법을 확고히 하며 ‘이재명표’ 개혁의 드라이브를 시사했다. 취임 한 달의 경제적 성과로는 주식시장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상법 개정 등 제도 개선, 또 주가조작 등 부정요소 제거만으로도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봤는데, 이런 점이 시장에 반영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추가경정예산안 추가 편성 가능성을 두고는 “일단 추가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최근 1기 내각과 대통령실 고위 참모, 검찰 인사 등을 둘러싼 논란에는 “마음에 드는, 또는 색깔이 같은 쪽만 쭉 쓰면 위험하다”며 실용·통합에 기반을 둔 인사 필요성을 말했다. 야당과의 협치 방안에 대해선 “대화는 언제든 가능하다”면서 “영수회담은 형식보다 실질이 중요하다. 정례화보다는 필요할 때 자주 보자는 생각”이라고 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 기조의 기반 위에 중·러와의 관계 개선에 나서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한·미 간 현안인 관세 협상을 두고는 “매우 쉽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며 “아직도 쌍방이 정확하게 뭘 원하는지가 명확하게 정리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일관계에선 과거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잇는 새로운 선언의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를 아직 청산하지 못해 서로 고통을 받고 있지만, 북한 핵·미사일 대응 등 안보 문제나 경제 사안 등에서 협력할 일이 많다”고 했다. 남북관계에 대해선 “대북 방송 중단에 대한 북한의 호응이 기대 이상이었다”면서 “하나씩 하나씩 완화해 나가야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최근 부산에서 연이어 발생한 아파트 화재 사고로 어린이 사망한 데 대해 4일 “매우 엄중하게 책임을 통감한다”며 화재 점검과 어린이 돌봄·교육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부산 아파트 화재 아동 사망 관련 긴급 대책회의’에서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안타까운 사고로 자식을 잃은 유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회의에는 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교육부·소방청 등 관계 부처가 참석했다.
임 실장은 “대통령께서 여러 번 강조하셨지만 이번 정부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넘어서는 가치는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번이나 유사한 사고에서 어린 생명들을 지켜주지 못한 데 대해 정부는 매우 엄중하게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지난 2일 부모가 자리를 비운 시간에 화재가 발생해 집 안에 있던 초등학생 자매가 사망했다. 지난달 24일에도 부산의 아파트에서 부모가 없는 때 화재가 나 어린이 자매가 세상을 떠났다.
대통령실이 전날 국조실에 거듭된 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 마련을 지시하자 정부 차원에서 이날 대책 마련에 착수한 상황으로 풀이된다. 임 실장은 “현재 행안부 재난안전본부장을 중심으로 부산 현장에서 사고와 관련된 후속 대책 마련을 위한 관계 기관과의 현장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이번 사고들은 모두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되기 전인 2005년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에서 발생했고, 불이 크게 번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인명 피해가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스프링클러가 없는 아파트의 화재 초기 유효한 진화 방안을 마련하고, 어린이 등 노약자들의 대피가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대책의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스프링클러가 미설치된 전국 2만4000여개 노후 아파트 단지의 화재 방비 실태를 점검하고, 연기 감지기와 세대별 경보기 등 소방 설비 보강을 추진하기로 했다. 화재가 감지되면 자동으로 열리는 도어락(잠금장치) 설치를 취약 시설과 취약 계층을 중심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정부는 또 공동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소방관들이 직접 어린이와 보호자에게 전화해 대피를 안내하는 ‘안심콜’ 연락 체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심야 시간 등에 부모가 일터에 나가 집에 혼자 남겨진 아이들에 대한 돌봄 지원도 확대한다.
교육부와 소방청은 여름방학 시작 전까지 노후 공동주택이 밀집된 취약 지역의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저학년 학생들에게 화재 안전·대피 교육을 하기로 했다.
윤 실장은 “정부는 이번 회의 결과를 반영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고 진지한 마음으로 이번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기간 댓글공작을 벌였다는 의혹을 받는 ‘리박스쿨’ 손효숙 대표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라는 사실이 경향신문 보도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민주평통은 헌법기관으로 자문위원은 국회의원 등이 추천해 의장인 대통령이 위촉한다. 그러나 민주평통은 손 대표의 추천 경위를 물어도 “개인정보여서 공개할 수 없다”는 태도를 고집하고 있다. 헌법기관 구성원의 임명에 대한 정보조차 비공개해 지나치게 알권리를 제약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평통은 통일 정책 등에 관해 대통령에게 건의·자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기관이다. 헌법상 설립 근거를 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로, 자문위원 2만여 명이 국내 228개, 해외 45개 지역 지역협의회 등에 소속돼 활동하고 있다.
자문위원은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지방자치단체장, 국회의원이나 정당 대표 등의 추천으로 대통령이 최종 위촉한다. 이들 중 일부가 상임위원·운영위원으로도 임명되고, 운영위 간사 등 일부 보직자는 직무수행경비도 받는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난 19일 경향신문에 “공직에 출마하려는 사람 중에 스펙(경력)이 없으면 자문위원을 스펙으로 넣기도 한다”며 “지역에서는 이 자리를 달라고 요구하는 사람이 꽤 많다”고 설명했다.
이들을 추천하는 지자체장·국회의원 등도 국가기관이다. 국가기관이 국가기관에 추천하고 위촉하는 공적인 자리라는 의미다. 그러나 민주평통은 자문위원 추천 경위는 “위원의 개인정보여서 공개할 수 없다”고만 답한다.
이 때문에 자격이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 위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지난 2월에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해 온 것으로 알려진 재미동포 애니 챈(Annie chan)이 민주평통 운영위원으로 활동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민주평통은 애니 챈의 위촉 경위도 같은 이유로 공개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문가와 시민단체는 국민 알 권리와 기관의 책임성·투명성 차원에서 공개가 필요하다고 본다. 서채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 간사(변호사)는 “법률상 규정된 절차에 따라 기관이 추천하는 것인데, 누가 그 책임을 지고 인사를 추천했는지 공익과 알 권리 차원에서 공개가 보장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진임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도 “선정과정의 책임성과 투명성이 요구되는 일인데, 그 책임은 자문위원에게 자문을 받는 민주평통이 스스로 지는 것”이라며 “개인정보를 이유로 비공개하는 것은 타당치 않다”고 말했다.
현직 민주평통 자문위원의 임기는 오는 8월31일 종료된다. 민주평통은 차기 자문위원의 위촉 절차를 준비하고 있지만, 다음 자문위원의 추천경로 등도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민주평통 관계자는 1일 “자문위원 위촉 시 동의받는 개인정보 제공 범위상 추천자 등은 공개할 수 없다”며 “현행법상 개인정보보호법과 헌법상 국민 알 권리가 충돌하는 상황일 수는 있지만 부득이 공개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적절한 자문위원의 재위촉을 막고 향후 임명되는 자문위원들도 대외적으로 책임감 있게 활동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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